가이드를 자청하고 수많은 아이들이 내게 접근해왔다.

하지만 이녀석만은 다른이들과 달리 노련함을 발휘했다. 묻지도 않은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보이고는 집어넣었다.


야.....그건 학생증이잔아...


전날 게스트하우스 주인 아들이 보여준 학생증과 비슷한 디자인..

이녀석은..그 학생증을 슬그머니 보여 주고는 국가가 허가한 유적 관리인이란다.

하하하..

어쨋든 좋다. 그래서 자신은 어떤 금전도 요구안한다니까 그럼 너녀석 도움을 받아보도록 하지!


놀라울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해주고, 상당히 훌륭한 가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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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 3. 21. 10:29
    인생에서 처음 전공(major)이라는 명함을 받고 4년의 결실을 글로 남기게 되는 하나의 업적인 논문을 쓰려

고  한다. 신입생 시절부터 꿈꿔 왔던 것들이 모두 현실화 되어 가지 않아 아쉬움이 앞선다.

 석박사 논문에 비하면, 한없이 작아보이는 학사 논문일지 모르지만 나름 나를 알릴 학사논문으로 책도 편찬하

고 싶었다. 그 신념을 3년 동안 가슴 속에 품었다. 

 이 글을 남길 즈음, 내 논문이 출판될 것이라고 누군가에 알릴 수 있었다면 시청앞 광장에서 호탕하게 한번 웃

어보아도 되겠지만 3학년이라는 미숙한 나란 녀석은 논문 주제 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길을 잃었다.


 주변 선후배들은 내가 시작하고자 하는 시간적인 배경을 바꿔보기를 권한다.

 내게 소중한 그들은 터무니없는 내 주제 선정에 대해 학사논문으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따져보기도 한다.

 그들의 말이 모두 맞다. 자료를 찾아보면 드물다는 표현보다는 이전 자료가 아에 없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이

다.

 먼저 연락을 잘하는 성격은 아닌데, 이를 빌미로 동기선배들에게 연락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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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브라이언 페이건, 가슴 설레게 만드는 이름이다.

내가 좋아하는 고고학자, 그는 다방면에 훌륭한 저술을 남겼으며 지금도 그 펜을 놓지 않았다.


어제 저녁에 내린 눈뭉치들은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다. 하얀 목련과 벚꽃이 펴야 할 자리엔 눈이 소복히 쌓였다.

오후가 되어서야 따스한 햇살 아래 그 눈뭉치들이 나무 아래를 지나가는 학생들의 머리를 저격했다.



이제 곧 4월이오고 식목일이 온다. 군시절 식목일에 눈이 내려 제설작업 한 기억이 있지만,

봄을 준비하던 어여쁜 신입생들에겐 상당히 당황스러운 눈소식이였다.

이런 예상치 못한 기후의 변화는 오늘날에도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친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일반적인 접근방식을 버리고 기후라는 요소를 투입시킴으로서 과거를 재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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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속해 있지만 그들은 인도와 다르다.

자급자족이라는 전통 방식의 삶을 고수하고 있는 라다크.

지난 몇세기 동안 중국과의 국경문제로 여전히 분쟁지역이지만, 그들은 인도도 중국도 아닌 라다크인들이다.

대부분이 티베트계 라마교도들이다.

엄연히 따진다면, 15c부터 티베트로 부터 시작하여 독자적인 운영된 라다크 왕국이 있었다.
 

지금도 그들은 "쥴레"라는 기분좋은 첫인사를 라다크어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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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17. 12:56
불문과와의 경기에서 졌다.

무득점으로 졌으니 우리과가 진게 아니라, 내가 진거다.

내가 득점하지 못했으니까, '스트라이커'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진다.


신입생 포함 수 많은 후배들이 응원하러 꽃샘 추위에도 불구하고 시합을 찾아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 가져주시는 선생님까지 오셨는데, 졌다.



그래, 축구는 졌다. 조만간 내가 불어로 너희를 꺽어주마 -!!!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 3. 15. 22:30

Komrong-chomrong

콤롱에서 촘롱까지 가려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콤롱에서 1시간 이상 급격한 내리막길을 내려와 계곡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산을 올라 촘롱으로 가려는데, 갑작스런 폭우에 발목을 잡힌다. 그래서 히말라야에서 첫 숙박을 하게 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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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학교 가는 길, 늘 지나다니는 그 길에서 봄을 찾았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봄비였음을 확인 할 수 있는 훌륭한 발견이였다.

노란 개나리가 꽃을 필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고른 배분 능력을 갖추지 못한 햇님 덕에 도로 쪽으로 나온 가느다란 팔뚝에만 노란빨래가 널려 있다. 반대쪽에는 아직 앙상한 겨울이다. 그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가 겨울에도 푸른잎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음지에 놓인 그 가지에게 봄 소식은 아직 이른 이야기다.

지난학기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원예학에는 이제 제법 친근한 얼굴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듣게 된 수업들은 대부분 3학년 과목이기에 처음 복수전공을 시작했던 그 날이 떠오른다.

넓은 바둑판 한가운데 홀로 검은돌로 남겨진 그 상황. 어렸을적 감기에 걸리면 그럼 꿈을 꾸곤 했다. 세상 가운데 홀로 서 있는 꿈.

어찌되었든 새로 듣게 되는 수업에 설렘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더군다나 그 과목의 선생님이 처음 뵙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10분을 벼티지 못하고 졸음과 전쟁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1교시는 35분, 초등학생의 최대 집중력은 35분이라는 놀라운 연구 성과가 이러한 수업시간을 결정하게되었다. 

하지만 나는 초등학생 보다 못한가 보다.

가끔 그런 내가 한심했다. 책을 읽고 무언가를 배우는 즐거움은 나를 기쁘게 만들지만 , 모든 책상을 침대로 착각하는 내 신체와 정신은 언제나 나를 걱정시킨다. 10년 뒤 내가 뭘 하고 있을까.

어렷을적부터 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함께한 부모님께...실망하시지는 않도록 내 상황을 농담하듯 살짝살짝 던져보곤한다.

엄마아빠 닮아서 그렇다고 그냥 웃어 넘겨주시는 부모님이 참 고맙지만..

뭐..무엇보다 24년 전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께 하늘같은 감사함은 내 평생을 바쳐야한다.




수업시간이 지났는데 선생님은 아직 등장하시지 않았다. 얼마나 화려하게 등장하시려고 늦으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 뵙게 될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한없이 착해 보이는 남학생이 나에게 말을 건다.

" 혹시 재작년에 스키 수업듣지 않았나요?"

하하하. 내가 스키 수업을 들은지 벌써 재작년인가.

"저 같은 반이였는데, 기억 하세요? 고고학과라길래 형이라는 거 알게 됐어요"

이런 고마운일이, 누군가가 날 기억해준다는 것은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조금 쑥스럽기도 하다. 그 어색한 분위기를 날려버리기 위해 엉뚱한 농담 하나 던져본다.

"하하하! 그때 제가 나쁜짓 하거나 그러진 않았죠? : )"

"물론이지요 : )"

그래! 내가 물론 나쁜짓 했을리가 없다. 스키만 타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방에서 자버렸으니까..

그 흔한 방팅(?)도 하지않고  잠만 잤다. 스키만 탔다.


생각이 났다. 그 착한 아이도 나와 함께 일찍 잠든 멤버 중 하나였다.

고맙게도 그 아이는 나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스키 수업을 마치고 그 다음날 나는 시드니로 갈 예정이었다.

그 아이는..내가 중국에 갈 예정이였다고 기억을 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진것 보다도,

잠깐동안 함께한 나를 기억한다는 그 아이의 기억력이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



6시가 다 되어 수업을 마쳐주신 선생님이 조금은 얄밉지만, 기분 좋게 기숙사로 돌아가는길

후배의 우렁찬 전화를 받고 기분이 또 좋아졌다. 인적이 드문 그 곳에서 우산을 휘두르면 신나게 뛰어 본다.

하하하. 좋은 날이구나. 이런 날에는 역시 도서관을 가야지!!

언제나 사람 가득한 우리 학교 도서관. 종이 냄새 물씬 풍기는 도서관이 좋다. 맘에 드는 책 한권 집는다.


신입생부터 인연이 된 연구소 선배한테 전화가 온다.

"식사 한끼 해야지?"

매년 같은 날 나를 찾아주는 연구소 식구들이 있어서 나는 또 웃게 된다.

벌써 5년이 되었구나. 5년 전 발굴을 함께 했다.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경환 선배, 준코 선배..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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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 3. 14. 12:10

인도를 거치는 배낭여행자라면 반드시 머무는 그 곳, 빠하르간즈.

도로에는 용접 흔적이 가득한 자전거, 삼륜차 오토릭샤 그리고 소가 점거하고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양 쪽으로는 집이 없는 이들, 자신의 몸보다 큰 배낭을 멘 여행자, 솜씨 좋은 소매치기와 경찰

이 차지했다.

그런 혼잡한 곳에  아이들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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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 3. 14. 00:20
고향을 가다.

내 고향 포항 사람들은 다르다.

대전에서는 시장에 가도, 택시를 타도 나를 대접해 준다. 말을 높여준다는 뜻이다.


포항에 갔다. 택시를 탄다.

택시아저씨는 초면인데 내게 반말을 한다.

죽도시장을 간다. 부산 자갈치 시장 다음으로 영남권 최대 규모의 재래 시장이다.

그래서 죽도시장에는 일본관광객들이 무지 많다. 입맛이 까다로운 그들의 요리재료는 그 곳에서 구하기 적당하

다.

그래서 일본인이 휴대폰을 쥐고 있어야할 오른손에 대신 자리잡은 포항지도에는 흔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포항

의 명소들은 누락되어 있다.

죽도 시장 만이 상세히 나와있다. 나도 처음 본 죽도시장의 세부지도이다. 골목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잘 입고 다니던 옷에 구멍이 났다. 그 옷을 수선하러 간다. 작은 구멍이 난거다. 솜씨 좋은 아저씨가 재봉틀을

이용해서 구멍 난 그 부분에 예쁜 나뭇잎을 그려준다. 물론, 처음 본 그 아저씨도 내게 반말을 한다.

찢어진 가방을 들고 구두수선을 하는 아저씨를 찾는다. 옷을 수선했던 곳에는 바늘이 달라서 할 수 없기에

시장 입구에 있는 구두수선 아저씨를 찾았다. 혹시 몰라, 고치는데 얼마 드냐고 물어본다.

경상도 아저씨라서 일까, 아저씨는 대답도 안해주고 내가 임시로 묶어둔 줄을 그냥 잘라버리신다.

다시 한번 묻는다. 아저씨는 과묵한 사람이다. 저...얼마 정도 드는지요;

결국 아저씨의 섬세한 작업이 끝나고서야 말씀 주신다.

"2000원"

아! 네! 감사합니다!

엉성하게 줄로 묶어 찢어진 곳을 대신해왔다. 그 시간이 무려 1년이다.

이제 드디어 예쁘게 수선이 되었다.


타지역 분들이 내 고향을 찾게 되면 분명 당황하겠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듯 친근하게 반말

(?)을 해주시는 고향 사람들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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