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자연사 박물관 연구원이 우리 연구소로 왔다. 포유동물의 똥 화석을 통해서 제4기 식생 및 환경을 분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실에서 하루 종일 똥만 쳐다본다. 물론 완전히 화석화되어 똥보다는 암석에 가깝지만 그래도 그런 그를 보면 전공 선택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낀다.


 
이런 그와 나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연구소에서 그는 5층, 나는 7층 하루 종일 볼 일 없는 사람이다. 과학원에서 그에게 2인실 숙소를 제공했다. 마침 나도 그가 제공받은 숙소 근처에 1인실 숙소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등록만 하고 아직까지 이사는 하지 않았다. 우선 출퇴근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인 아파트에서도 그를 볼 일이 없었다.
 
 
몇 일 전 늦은 밤 11시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화가 많기 때문에 등록한 전화를 제외하면 받지 않는다. 이런 전화는 한 차례 벨을 울린 뒤 다시 내게 전화를 걸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화는 5번째 내게 전화를 걸고 있다. 받아보았다.

 
터키에서 새로 온 연구원이다. 당시까지도 터키에서 새로 사람이 왔다는 것만 알았지 그를 본적도 없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는 다짜고짜 현재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에 온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제대로 잠을 자 본적이 없다고 한다. 내가 공기 오염 때문에 호흡기가 답답하거나 외국인 아파트에 흔히 발생하는 흥 많은 남미, 아프리카 친구들의 음악소리로 잠을 못 잤겠다고 생각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그랬다..
 
 
과학원 측에서 정해준 아파트에 함께 사는 자신의 룸메이트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는 일주일 동안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는 터키 친구에게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를 쳤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너의 권리를 주장하고 외국인 아파트 관리 센터에 문의하라고 했다.
 

터키 친구의 대답은.. 남자라는 생물적 사실을 포기하라고 하고 싶어졌다.
함께 사는 몽골사람의 체격이 너무 크다. 무섭다. 관리 센터에 말하면 그가 분명 화를 낼 것이다.
 
이게 그로부터 들은 대답이다
 
사실 나랑 전혀 상관 없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유가 오직 그가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는 터키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이 칭기스칸이 칼을 들고 말을 타는 시대도 아닌데, 먼저 차지하면 마치 자기 초원이 되는 듯한 그의 발언에 화가 났다. 어차피 겁에 질린 터키 친구는 스스로 이 일을 해결할 것 같지도 않았다.
 
이미 버스도 지하철도 끊어진 시간, 내가 그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한국 전쟁 당시 터키도 자신들의 숨은 이익을 위해 한국을 도왔지만 어쨌든 우리에게 파병한 것은 사실이니, 별것 아닌 이런 일이라도 도와주는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는 우리 연구소 소속이기 때문에 본 적은 없지만 가족 같은 소속감이 있었다.
 
슬리퍼 신고 실험실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운동화로 갈아 신고 나가려는 찰나에 그가 나를 못 오게 한다. 자신이 나를 데리고 왔다는 사실을 몽골인이 알면 더 화를 낼 것 같다고 한다.
 
겁쟁이…
 
그리고는 연구실에 와서 잠을 자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마침 내 중관춘 숙소가 비었기 때문에 열쇠를 줬다.


그는 몽골인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그는 자신의 고국 터키에게 패전을 안겨줬다.

오스만 제국이 칭기스칸 집안에 두들겨 맞았듯 역사는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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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