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금의 广府古城은 하남성 한단 외곽의 드넓은 평원 한가운데 외롭게 있지만 2600년의 역사를 가진 성이다.
현재 성벽은 명나라 시기에 보수된 것이지만 북문 동쪽에는 여전히 그 이전 시기의 흙벽이 보존되어있다.
수나라 말기 농민반군 窦建德가 세운 大夏의 수도였으며, 그 외에도 태극권의 발상지, 낭중지추의 주인공 毛遂가 다스린 봉지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낭중지추는 중국에서 추처낭중(锥处囊中)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낭중지추를 말해봐야 못알아듣는다.
조감도를 보면 이 곳이 농업에 얼마나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성을 감싸고 있는 풍부한 물은 이 곳의 특산품인 永年酥鱼을 만들었다. 永年은 이 곳의 지명이자 广府古城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민물생선은 잔가시가 많아서 이것을 먹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오랜시간 조린 음식이다.
중국의 어느 명승고적처럼 이 곳도 새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605버스가 정차하는 남문과 종점이 있는 동문은 가장 복잡하고 북문은 차량만 지나다닌다. 동문은 사진 작가들이 찾는 이 곳의 포인트이기도 하다. 반면 서문은 드나드는 사람조차 보기 어렵다.
성벽을 오르기 위해서는 20원의 돈을 지불해야하는데, 남문 직원을 제외하면 모두 낮잠에 빠졌다. 새삼이 곳인 邯郸이라는 것이 떠오른다. 邯郸之梦이라 했던가. 이들은 좀처럼 달콤한 꿈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조용히 아주 조용히 통과하여 성벽에 모른다.
그래도 사진 한장은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뒤따라 오던 커플을 붙잡고는 아주 어렵지 않는 휴대폰 카메라 작동 방법을 알려줬다.
이후 이 커플은 같은 버스를 타고 邯郸에 돌아가고 또 그렇게 도착해서 찾은 식당에서 마주쳤다. 식당 앞에 위치한 龙湖공원에서 또 마주쳤다. 이때쯤 되면 서로 인사말 한번 건낼만도 한데 서로 외면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