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5. 00:05

동대구역이다. 내 기차는 17시17분 출발이다.

40분 가까이 먼저 와 있는 덕분에 복잡한 역 대기실에서 홀로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

수 많은 사람이 오고 간다. 본인의 몸보다 큰 배낭을 멘 여학생이 한껏 멋을 부렸다.

한 아주머니가 내 앞을 지나고 두 걸음 정도 뒤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지나간다.

어디서 떨어진지는 모르겠다. 아주머니로부터 떨어진 듯한 동전이 시끄러운 대기실에 떨어졌다. 아주머니는 그 소리를 못 들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는 그 동전을 봤다.

힐끗 동전을 한번 쳐다보고 곧이어 아주머니 뒷모습을 한번 보고는 그냥 지나간다.


나는 방관했다. 아주머니 주머니에 그 동전을 다시 넣어주지 못했다.

10분이 지났다.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어째서 그 동전이 지나가는 군인아저씨의 시선을 끌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군인아저씨가 허리를 숙여 동전을 보고는 다시 일어섰다.

동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17시 10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동전을 내 주머니에 넣었다.

내가 초등학생(분명..절반은 국민학생이지..)때는 100원 뿐만아니라 떨어진 10원짜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분명 물가는 달라졌다. 초등학생들에게 매력을 잃은 100원은 앞으로 더 쓸쓸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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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