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버 조지

지리산 둘레길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은 위험하다. 그런 구간들이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기차를 탔다. 평소 같았으면 자리에 앉기 전에 옆에 앉은 사람을 쳐다 본다.

하지만 오늘은 몸이 힘들다. 그래서 이어폰을 귀에 꼽고 야구 중계를 듣는다.

불쑥 묵직한 손에 얹히 과자가 내 얼굴 앞에 등장한다.

아..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얼굴을 보는데..엥?; 외국인이다.

하하..이 친구는 브라질 친구다. 나보다 더 자신의 영어에 자신이 없나보다.

내게 포르투갈어로 말을 건낸다.-_-+


브라질 Joinville에 산다는 그 친구를 통해 내가 어느새 변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아이에게 자신의 과자를 나눠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 아이의 부모님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먼저 아이에게 과자를 건냈을 것이다. 하지만 한동안 나는 그러지 않았다.

아직 아이의 부모로 부터 거절을 받은 적은 없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난 분명 변했다. 지난 토요일 청주공항역으로 가는길 내 옆자리에 앉은 젊은 아주머니로부터 도넛을 얻어 먹었다.

아직 내 주변에는 이런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다. 나만 잊고 있었다.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모슬포에 가실땐 '대흥장'  (12) 2011.07.17
hitchhiker  (2) 2011.07.16
좋은 사람 만나기.  (2) 2011.07.15
예비군훈련!  (7) 2011.07.07
장태산휴양림  (1) 2011.07.03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