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집에만 있기로 결정한다.
새해가 뜨기전 수요일,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 학생증까지 동원하여 책을 빌린다. 가능한 많이.

이제 새해가 뜨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다.
크리스마스라, 연말이라 선물받은 책들도 있고 학교 도서관으로 부터 학생증을 긁고 가져온 책들도 있다.
그렇게 쌓아 놓은 책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런저런 핑계로 계속 집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을 시점으로 독서기간을 선포한다. 하지만 독서기간이 아니라, 그건 겨울잠의 시작이였던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사람이 아닌가 보다. 책상에 앉아서는 남들처럼 정상적인 독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엉뚱하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도시를 오가는 버스안에서 혹은 남실바람이 불어오는 벤치에서 책 속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떳다. 천장에서 부터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는 녀석은 밤새 쉬지도 못했나보다. 가슴으로 배개를 뭉개고 앞엔 책이 펴져 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자버렸다. 억울했다. 편하게 잠 잔게 아니니까..

하지만 해가 중천에 떠도 겨울잠에서 헤어나올 수 가 없었다. 책만 펴면 동시에 책이 아닌 꿈속을 향해 걷고 있었다. 높게 쌓였던 지식과 욕심의 탑은 오늘의 노력끝에 많이 허물어졌고, 이제 단지 5층 탑이 되었다. 내일은 잠에 빠진 시간 보단 책에 빠진 시간이 많아질 수 있게 애틋한 소원 하나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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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