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박사신입생인 뱀쟁이다.
다들 Snake guy라고 부르지만 그가 한글을 안다면 나는 뱀쟁이라 불렀을거다.
지난 설에 내가 여행을 떠날때 뱀쟁이 고향을 지났는데 그때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기차역에 나와있었던 녀석이다.
키가 190이 넘는데, 오죽하면 면접에서 키를 물어봤겠나..하하.
걸죽한 음성은 보너스다.
전공이 뱀인만큼 하루 종일 뱀을 안고 산다. 그래서 이녀석 사무실의 여러 사람들이 사무실 이전을 요청했다.
세상 모든 뱀이 이 녀석 사무실에 있다.
현장에 있으면 이런 뱀들 뿐만 아니라 전갈, 독거미 심지어 늑대를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늘 季德胜蛇药片를 챙겨다닌다.
독을 가진 동물에 물렸을때 가장 유용한 비상약이다. 물론 이 약이 모든건 해결해줄 수 없다. 응급처치도 중요하고 후처리도 중요하다.
군복무때 특전견장을 가득 달고 온 젊은 상사가 있었다. 그분이 맨손으로 뱀을 잡는 모습을 여러번 봤는데, 나는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무서워서라기 보다도 군대 보낸 아들이 뱀따위에게 물렸다는 소식이 부모님께 전달되길 바라지 않아서였다. 정전기 방지 가죽 장갑이 부대에 많았고 나는 두개 이상을 껴서 뱀을 잡아보았다.
중국에서 산행을 많이 하는데 갑작스럽게 만난 뱀의 머리를 나무막대기로 내리친적도 한번 있다. 대부분은 그들이 그냥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겁만 주는데.. 그때는 예외의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