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5 22:30

Komrong-chomrong

콤롱에서 촘롱까지 가려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콤롱에서 1시간 이상 급격한 내리막길을 내려와 계곡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산을 올라 촘롱으로 가려는데, 갑작스런 폭우에 발목을 잡힌다. 그래서 히말라야에서 첫 숙박을 하게 된 곳.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1) 2010.03.18
태고의 순수한 모습 그대로, 라다크  (1) 2010.03.17
아침 이슬  (0) 2010.03.15
엄마아빠 고마워요.  (8) 2010.03.15
빠하르간즈  (3) 2010.03.14
경상도  (8) 2010.03.14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학교 가는 길, 늘 지나다니는 그 길에서 봄을 찾았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봄비였음을 확인 할 수 있는 훌륭한 발견이였다.

노란 개나리가 꽃을 필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고른 배분 능력을 갖추지 못한 햇님 덕에 도로 쪽으로 나온 가느다란 팔뚝에만 노란빨래가 널려 있다. 반대쪽에는 아직 앙상한 겨울이다. 그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가 겨울에도 푸른잎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음지에 놓인 그 가지에게 봄 소식은 아직 이른 이야기다.

지난학기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원예학에는 이제 제법 친근한 얼굴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듣게 된 수업들은 대부분 3학년 과목이기에 처음 복수전공을 시작했던 그 날이 떠오른다.

넓은 바둑판 한가운데 홀로 검은돌로 남겨진 그 상황. 어렸을적 감기에 걸리면 그럼 꿈을 꾸곤 했다. 세상 가운데 홀로 서 있는 꿈.

어찌되었든 새로 듣게 되는 수업에 설렘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더군다나 그 과목의 선생님이 처음 뵙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10분을 벼티지 못하고 졸음과 전쟁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1교시는 35분, 초등학생의 최대 집중력은 35분이라는 놀라운 연구 성과가 이러한 수업시간을 결정하게되었다. 

하지만 나는 초등학생 보다 못한가 보다.

가끔 그런 내가 한심했다. 책을 읽고 무언가를 배우는 즐거움은 나를 기쁘게 만들지만 , 모든 책상을 침대로 착각하는 내 신체와 정신은 언제나 나를 걱정시킨다. 10년 뒤 내가 뭘 하고 있을까.

어렷을적부터 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함께한 부모님께...실망하시지는 않도록 내 상황을 농담하듯 살짝살짝 던져보곤한다.

엄마아빠 닮아서 그렇다고 그냥 웃어 넘겨주시는 부모님이 참 고맙지만..

뭐..무엇보다 24년 전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께 하늘같은 감사함은 내 평생을 바쳐야한다.




수업시간이 지났는데 선생님은 아직 등장하시지 않았다. 얼마나 화려하게 등장하시려고 늦으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 뵙게 될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한없이 착해 보이는 남학생이 나에게 말을 건다.

" 혹시 재작년에 스키 수업듣지 않았나요?"

하하하. 내가 스키 수업을 들은지 벌써 재작년인가.

"저 같은 반이였는데, 기억 하세요? 고고학과라길래 형이라는 거 알게 됐어요"

이런 고마운일이, 누군가가 날 기억해준다는 것은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조금 쑥스럽기도 하다. 그 어색한 분위기를 날려버리기 위해 엉뚱한 농담 하나 던져본다.

"하하하! 그때 제가 나쁜짓 하거나 그러진 않았죠? : )"

"물론이지요 : )"

그래! 내가 물론 나쁜짓 했을리가 없다. 스키만 타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방에서 자버렸으니까..

그 흔한 방팅(?)도 하지않고  잠만 잤다. 스키만 탔다.


생각이 났다. 그 착한 아이도 나와 함께 일찍 잠든 멤버 중 하나였다.

고맙게도 그 아이는 나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스키 수업을 마치고 그 다음날 나는 시드니로 갈 예정이었다.

그 아이는..내가 중국에 갈 예정이였다고 기억을 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진것 보다도,

잠깐동안 함께한 나를 기억한다는 그 아이의 기억력이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



6시가 다 되어 수업을 마쳐주신 선생님이 조금은 얄밉지만, 기분 좋게 기숙사로 돌아가는길

후배의 우렁찬 전화를 받고 기분이 또 좋아졌다. 인적이 드문 그 곳에서 우산을 휘두르면 신나게 뛰어 본다.

하하하. 좋은 날이구나. 이런 날에는 역시 도서관을 가야지!!

언제나 사람 가득한 우리 학교 도서관. 종이 냄새 물씬 풍기는 도서관이 좋다. 맘에 드는 책 한권 집는다.


신입생부터 인연이 된 연구소 선배한테 전화가 온다.

"식사 한끼 해야지?"

매년 같은 날 나를 찾아주는 연구소 식구들이 있어서 나는 또 웃게 된다.

벌써 5년이 되었구나. 5년 전 발굴을 함께 했다.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경환 선배, 준코 선배..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 )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고의 순수한 모습 그대로, 라다크  (1) 2010.03.17
아침 이슬  (0) 2010.03.15
엄마아빠 고마워요.  (8) 2010.03.15
빠하르간즈  (3) 2010.03.14
경상도  (8) 2010.03.14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03.14 12:10

인도를 거치는 배낭여행자라면 반드시 머무는 그 곳, 빠하르간즈.

도로에는 용접 흔적이 가득한 자전거, 삼륜차 오토릭샤 그리고 소가 점거하고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양 쪽으로는 집이 없는 이들, 자신의 몸보다 큰 배낭을 멘 여행자, 솜씨 좋은 소매치기와 경찰

이 차지했다.

그런 혼잡한 곳에  아이들이 미소를 짓는다.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이슬  (0) 2010.03.15
엄마아빠 고마워요.  (8) 2010.03.15
빠하르간즈  (3) 2010.03.14
경상도  (8) 2010.03.14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03.14 00:20
고향을 가다.

내 고향 포항 사람들은 다르다.

대전에서는 시장에 가도, 택시를 타도 나를 대접해 준다. 말을 높여준다는 뜻이다.


포항에 갔다. 택시를 탄다.

택시아저씨는 초면인데 내게 반말을 한다.

죽도시장을 간다. 부산 자갈치 시장 다음으로 영남권 최대 규모의 재래 시장이다.

그래서 죽도시장에는 일본관광객들이 무지 많다. 입맛이 까다로운 그들의 요리재료는 그 곳에서 구하기 적당하

다.

그래서 일본인이 휴대폰을 쥐고 있어야할 오른손에 대신 자리잡은 포항지도에는 흔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포항

의 명소들은 누락되어 있다.

죽도 시장 만이 상세히 나와있다. 나도 처음 본 죽도시장의 세부지도이다. 골목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잘 입고 다니던 옷에 구멍이 났다. 그 옷을 수선하러 간다. 작은 구멍이 난거다. 솜씨 좋은 아저씨가 재봉틀을

이용해서 구멍 난 그 부분에 예쁜 나뭇잎을 그려준다. 물론, 처음 본 그 아저씨도 내게 반말을 한다.

찢어진 가방을 들고 구두수선을 하는 아저씨를 찾는다. 옷을 수선했던 곳에는 바늘이 달라서 할 수 없기에

시장 입구에 있는 구두수선 아저씨를 찾았다. 혹시 몰라, 고치는데 얼마 드냐고 물어본다.

경상도 아저씨라서 일까, 아저씨는 대답도 안해주고 내가 임시로 묶어둔 줄을 그냥 잘라버리신다.

다시 한번 묻는다. 아저씨는 과묵한 사람이다. 저...얼마 정도 드는지요;

결국 아저씨의 섬세한 작업이 끝나고서야 말씀 주신다.

"2000원"

아! 네! 감사합니다!

엉성하게 줄로 묶어 찢어진 곳을 대신해왔다. 그 시간이 무려 1년이다.

이제 드디어 예쁘게 수선이 되었다.


타지역 분들이 내 고향을 찾게 되면 분명 당황하겠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듯 친근하게 반말

(?)을 해주시는 고향 사람들이 너무 좋다!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아빠 고마워요.  (8) 2010.03.15
빠하르간즈  (3) 2010.03.14
경상도  (8) 2010.03.14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leh  (8) 2010.03.03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내게 맨발을 강요했던.. Fatehpur Sikri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빠하르간즈  (3) 2010.03.14
경상도  (8) 2010.03.14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leh  (8) 2010.03.03
오래된 미래  (0) 2010.02.15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4,130m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하하하! 좋구나 좋아!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상도  (8) 2010.03.14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leh  (8) 2010.03.03
오래된 미래  (0) 2010.02.15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5) 2010.02.10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03.03 21:44


하하하

나 살아있어! 곧 한국 간다!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테뿌르 시크릿  (3) 2010.03.10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leh  (8) 2010.03.03
오래된 미래  (0) 2010.02.15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5) 2010.02.10
한지공예  (3) 2010.02.08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2010.02.15 03:02
~3/8

'카슈미르'에 퇴역군인이 간다.

'라다크'에 고고학자가 간다.

'안나푸르나'에 내가 간다.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그들이 사는 곳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연중 강수량은 약 90mm.

히말라야 설산에서 녹아 내려온 물을 이용해서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일 할 수 있는 시기는 1년중 4개월.

그들은 4개월을 일하고 8개월은 축제를 열고 파티도 즐긴다.

그렇게 때문에 일 할 수 있는 4개월은 이야기 하지말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삶이 풍족하진 않지만 풍요롭다.


암치라는 집안 전통으로 내려오는 이 지역의 의사가 있다.

과거 이 지역를 다스린 고대 라다크 38대 여왕이 수술중에 사망했단다.

그 이후 수술이 금지되었으며, 오늘날까지 그 전통이어지고 있다.

꿰매야 할 상처가 있다면 자연에서 얻은 혈액응고제를 이용한다.


그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 오래된 미래 , 그곳에서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nnapurna Base camp - ABC)  (9) 2010.03.10
leh  (8) 2010.03.03
오래된 미래  (0) 2010.02.15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5) 2010.02.10
한지공예  (3) 2010.02.08
수인선  (5) 2010.01.31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책의 홍보를 대신한다.

그의 작품이면 이미 보증된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작품처럼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일지라도 그는 그 모든 상황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한권으로 묶어 낸다.

이런 발상은 처음임이 분명하다.

작가는 처음에 이렇게 말한다.

"비행기가 연착 되면 공항에서 좀더 편하게 머물 수 있다"

아.......정확한 문장은 이게 아니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였는데 엉망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쨋든 작가는 단순히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 보다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을 경우 그것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더 편한 마음으로 공항에서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유쾌한 말이다. 역시...글로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책을 사고 싶다!

지금은 모든 짐을 친구집으로 옮겨둬야 하기 때문에 책을 정말 구입하고 싶지만 힘겹게 참아본다.

반드시 여행다녀오면 구입하리라! 다짐해 본다.


책 한권이 공항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내게 공항은 정말 지겨운 곳이였다. 유별난 성격때문에 4시간 일찍 공항에 가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 덕분에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기다리다 늘 지쳤다.


한번은 통투타 공항에서의 일이다.

당시 누메아에서 통투타 국제공항까지 가는 공항 버스는 주말에 운행하지 않았다.

물론 내 티켓에 적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시간은 일요일 오전이였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주머니에 동전 부딪히는 소리 조차 듣기 어려운 상황이였다.

그래서 일요일에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을 접어두고 금요일 저녁에 공항 버스를 타고 통투타 공항에 도착했다.

2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이미 각오했다. 내겐 노트북 하나와 나보다 더 큰 배낭이 전부였다.

일요일 오전까지.....나는 공항 직원이였다...

인포메이션센터 직원이 퇴근한다. 그는 집으로 가서 가족을 만나서 즐거운 저녁을 함께하고 소중한 그의 아이를 목마도 태워줄 것이다.

나는 그 동안 그 넓은 공항에...혼자 남았던 것 같아.물론..사무실엔...누군가 있었겠지..

대기실엔 나 혼자였다.

뭐했는지도 모르겠다. 멀리서 사람이 걸어온다.

아.........

어제 즐겁게 퇴근하던 인포메이션센터 아저씨다. 나를 참...묘하게 쳐다보신다..

그 아저씨는 어제 침대에서 누워 주무셨을 것이고, 아내가 준비해준 따뜻한 아침도 드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린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났다.

.
.
.

공항은 내게 이런 공간인데, 작가는 공항 구석구석, 공항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맡은분야가 각기 다른 공항 직원을 만난다.

책을 통해 화물칸에 싣게될 내 배낭이 어떤식으로 보관되어 먼 땅까지 가는지도 처음 알 수 있게 되었다.

책 한권 읽었는데, 엉뚱한 이야기 뿐인 것 같다.


환전을 했다. 이제 곧 떠나니까, 그리고 환전 한 은행 옆에 있던 도서관에서 이녀석을 만난 것이다.

이제 떠난다.

수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갔을 이 때묻은 녀석을 기념으로 남겨 본다.






'Archaeologist_#' 카테고리의 다른 글

leh  (8) 2010.03.03
오래된 미래  (0) 2010.02.15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5) 2010.02.10
한지공예  (3) 2010.02.08
수인선  (5) 2010.01.31
창문  (2) 2010.01.26
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