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책의 홍보를 대신한다.

그의 작품이면 이미 보증된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작품처럼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일지라도 그는 그 모든 상황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한권으로 묶어 낸다.

이런 발상은 처음임이 분명하다.

작가는 처음에 이렇게 말한다.

"비행기가 연착 되면 공항에서 좀더 편하게 머물 수 있다"

아.......정확한 문장은 이게 아니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였는데 엉망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쨋든 작가는 단순히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 보다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을 경우 그것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더 편한 마음으로 공항에서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유쾌한 말이다. 역시...글로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책을 사고 싶다!

지금은 모든 짐을 친구집으로 옮겨둬야 하기 때문에 책을 정말 구입하고 싶지만 힘겹게 참아본다.

반드시 여행다녀오면 구입하리라! 다짐해 본다.


책 한권이 공항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내게 공항은 정말 지겨운 곳이였다. 유별난 성격때문에 4시간 일찍 공항에 가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 덕분에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기다리다 늘 지쳤다.


한번은 통투타 공항에서의 일이다.

당시 누메아에서 통투타 국제공항까지 가는 공항 버스는 주말에 운행하지 않았다.

물론 내 티켓에 적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시간은 일요일 오전이였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주머니에 동전 부딪히는 소리 조차 듣기 어려운 상황이였다.

그래서 일요일에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을 접어두고 금요일 저녁에 공항 버스를 타고 통투타 공항에 도착했다.

2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이미 각오했다. 내겐 노트북 하나와 나보다 더 큰 배낭이 전부였다.

일요일 오전까지.....나는 공항 직원이였다...

인포메이션센터 직원이 퇴근한다. 그는 집으로 가서 가족을 만나서 즐거운 저녁을 함께하고 소중한 그의 아이를 목마도 태워줄 것이다.

나는 그 동안 그 넓은 공항에...혼자 남았던 것 같아.물론..사무실엔...누군가 있었겠지..

대기실엔 나 혼자였다.

뭐했는지도 모르겠다. 멀리서 사람이 걸어온다.

아.........

어제 즐겁게 퇴근하던 인포메이션센터 아저씨다. 나를 참...묘하게 쳐다보신다..

그 아저씨는 어제 침대에서 누워 주무셨을 것이고, 아내가 준비해준 따뜻한 아침도 드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린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났다.

.
.
.

공항은 내게 이런 공간인데, 작가는 공항 구석구석, 공항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맡은분야가 각기 다른 공항 직원을 만난다.

책을 통해 화물칸에 싣게될 내 배낭이 어떤식으로 보관되어 먼 땅까지 가는지도 처음 알 수 있게 되었다.

책 한권 읽었는데, 엉뚱한 이야기 뿐인 것 같다.


환전을 했다. 이제 곧 떠나니까, 그리고 환전 한 은행 옆에 있던 도서관에서 이녀석을 만난 것이다.

이제 떠난다.

수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갔을 이 때묻은 녀석을 기념으로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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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