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는 아직까지 날씨가 선선하기 때문에 연구소 앞 紫竹院에 와서 달리기도 하고 걷기도 한다. 공원 안에 위치한 호수 한 바퀴 달리는 코스가 2.5km이고 보통 하루에 세 바퀴돌고 한 바퀴는 걷곤 한다. 처음에는 수목이 풍성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으나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그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만 마시고 오는 것 같다. 북경에서 맑은 공기를 바란 것 자체가 문제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따라 서쪽을 향하면 원, 명을 거쳐 여러 차례 보수된 수문 广源闸를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작은 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작은 다리의 역할만 하고 있다. 广源闸 동북쪽에는 万寿寺와 延庆寺가 있다. 万寿寺는 청나라 황실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졌으나 바로 옆에 위치하는 延庆寺는 북경 사람들도 잘 모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절의 입구만 남아 있고 훼손 상태가 상당히 심각하다. 절의 입구 양측 문은 이미 벽돌로 막혀져 있고, 문에 적힌 **延庆禅寺만이 이곳이 절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알려주려는 것 같다.
현재 절 안에는 여러 가구가 좁은 공간에서 옹기종기 사는 민간 가옥이 즐비하다. 이 곳에 사는 이들 조차도 이 곳에 대해 잘 모른다.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 명나라 또는 청나라 건륭시기 건립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북경에 남아 있는 많은 건축물이 청나라 건륭시기에 제작된 것이다. 과거에는 절 입구에서 장날이 열리기도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