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4. 00:20
고향을 가다.

내 고향 포항 사람들은 다르다.

대전에서는 시장에 가도, 택시를 타도 나를 대접해 준다. 말을 높여준다는 뜻이다.


포항에 갔다. 택시를 탄다.

택시아저씨는 초면인데 내게 반말을 한다.

죽도시장을 간다. 부산 자갈치 시장 다음으로 영남권 최대 규모의 재래 시장이다.

그래서 죽도시장에는 일본관광객들이 무지 많다. 입맛이 까다로운 그들의 요리재료는 그 곳에서 구하기 적당하

다.

그래서 일본인이 휴대폰을 쥐고 있어야할 오른손에 대신 자리잡은 포항지도에는 흔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포항

의 명소들은 누락되어 있다.

죽도 시장 만이 상세히 나와있다. 나도 처음 본 죽도시장의 세부지도이다. 골목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잘 입고 다니던 옷에 구멍이 났다. 그 옷을 수선하러 간다. 작은 구멍이 난거다. 솜씨 좋은 아저씨가 재봉틀을

이용해서 구멍 난 그 부분에 예쁜 나뭇잎을 그려준다. 물론, 처음 본 그 아저씨도 내게 반말을 한다.

찢어진 가방을 들고 구두수선을 하는 아저씨를 찾는다. 옷을 수선했던 곳에는 바늘이 달라서 할 수 없기에

시장 입구에 있는 구두수선 아저씨를 찾았다. 혹시 몰라, 고치는데 얼마 드냐고 물어본다.

경상도 아저씨라서 일까, 아저씨는 대답도 안해주고 내가 임시로 묶어둔 줄을 그냥 잘라버리신다.

다시 한번 묻는다. 아저씨는 과묵한 사람이다. 저...얼마 정도 드는지요;

결국 아저씨의 섬세한 작업이 끝나고서야 말씀 주신다.

"2000원"

아! 네! 감사합니다!

엉성하게 줄로 묶어 찢어진 곳을 대신해왔다. 그 시간이 무려 1년이다.

이제 드디어 예쁘게 수선이 되었다.


타지역 분들이 내 고향을 찾게 되면 분명 당황하겠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듯 친근하게 반말

(?)을 해주시는 고향 사람들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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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sidential timber:D